어느 날, 쇼파에 앉아 쉬던 때.
갑자기 아들이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.
“아빠, 우리 100층짜리 집 가기로 했잖아.”
순간, 등골이 서늘했다.
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. 100층짜리 집 이라는 책 읽다가 한 실언. 그 하나가 이렇게 돌아올 줄이야.
중학생 때, 나는 사기꾼이었다
어제 라라님과 최민준 소장의 유튜브를 봤다.
주제: “아들육아, 신뢰가 전부다”
아들과신뢰
출처: 라라님 & 최민준 소장 유튜브 채널
맞는 말이다. 그런데 딸이라고 다른가? 인간으로서 당연한 거 아닌가?
영상을 보다 문득 떠올린 건 중학생 시절의 나였다.
닌텐도 DS를 위한 필사적 프레젠테이션
화이트보드 앞에 선 나. ‘영어공부 대작전‘ 그럴싸한 제목. 목표는 딱 하나.
닌텐도 DS.
개똥같은 논리의 향연. 옥장판 팔듯 열변을 토했다.
지금 생각하면 프레젠테이션이 아니었다. 중학생 아들의 필사적인 애교. 그런데 부모님은 사주셨다. 무뚝뚝한 경상도 아버지. 유쾌한 어머니. 그분들이.
내가 부모님께 느낀 두 가지
첫째, 가족은 항상 내 편. 안정감.
둘째, 열심히 설득하면 들어주신다. 신뢰.
약속은 지켜졌다
갖고 싶은 건 다 사주셨다는 게 아니다. 돌이켜보면 약속은 지켜졌다. 사준다고 하신 건 사주셨고, 하겠다고 한 건 지켰다.
부당한 요청을 당한 기억? 없다. 약속해놓고 고의적으로 잊으신 적? 없다.
안 지킨 약속? 딱 하나.
“약대 갈게요.”
(이건 내가 안 지킨 거지만)
아빠가 된 지금, 5살 아들과의 약속들
1. 변신 옵티머스 프라임
유튜브 보다 눈이 동그래진 순간의 실언. “아들, 옵티머스 사줄게.”
2. 싸움놀이
피곤해서 한 도피성 발언. “이것만 하고 놀아줄게.”
3.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1박
100층짜리 집 책 읽다 또 실언. “거기서 우리 하룻밤 자볼래?”
분위기에 휩쓸린 약속. 피곤한 상태에서 한 말.
그래도 말을 했으면 지킨다.
육아 전문가가 말하는 신뢰의 비밀
최민준 소장의 말이 꽂혔다.
“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. 약속과 이행이 반복될 때 아들은 신뢰를 형성한다. 부모의 말을 믿고 따르게 된다.”
출처: 최민준 소장 유튜브 – 아들육아 신뢰론
신뢰는 반복이다
옵티머스? 샀다. 싸움놀이? 했다. 시그니엘? 다음 주다.
가끔 두세 번 떼쓸 때도 있다. 하지만 대체로 **”OO 후 OO 하자”**는 통한다.
이게 통제력이다. 이게 신뢰다.
출처: 개인 육아 경험 5년차
작은 약속이 만드는 큰 신뢰
물론 아직 5살까지밖에 안 키워봤다. 앞길은 구만리. 중학생, 고등학생이 되면 어떨지 모른다.
아들육아의 핵심
실언이든 뭐든, 말을 했으면 지킨다.
- 분위기에 휩쓸린 약속도
- 피곤해서 한 도피성 발언도
- 우연히 튀어나온 실언도
모두 아들에게는 약속이다.
하지만 딱 하나 확실한 건, 내가 부모님께 느낀 그 두 가지를 고스란히 물려주고 싶다는 것.
가족은 항상 내 편이라는 안정감. 열심히 말하면 들어주신다는 신뢰.
그날, 무서웠던 대사
최근 본 드라마 ‘서울 자가 사는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’. 극 중 아들이 아빠한테 한 대사가 자꾸 생각난다.
“아버지는 아들이 아버지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무섭지도 않으세요?”
…어휴. 무섭다. 진짜 무섭다.
아들이 보는 아빠의 모습
내가 한 약속 하나하나가 쌓여서 아들이 나를 어떻게 보게 될지.
신뢰할 수 있는 아빠. 말뿐인 어른.
둘 중 하나.
오늘도 아들은 묻는다
“아빠, 100층짜리 집 언제 가?”
나는 답한다. “다음 주에 가자.”
그리고 나는 안다. 이 약속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을. 옵티머스처럼. 싸움놀이처럼.
반복. 그것이 신뢰를 만든다.
결론: 아들과 신뢰 쌓는 법
약속을 지키는 것. 그게 전부다.
큰 약속이든, 작은 약속이든, 계획된 약속이든, 실언이든. 말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.
그렇게 쌓인 신뢰가 아들과 아빠 사이를 단단하게 만든다.
5살부터 시작하는 신뢰육아
- 분위기에 휩쓸린 약속도 지킨다
- 피곤해서 한 말도 지킨다
- 우연히 튀어나온 실언도 지킨다
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. 반복될 때 신뢰가 형성된다.
P.S.
시그니엘 예약 완료. 다음 주, 아들과 100층 위에서 서울을 내려다볼 예정.
그리고 나는 또 실언할 것이다.
“우와, 여기 음식 맛있다. 다음에 또 오자.”
…그것도 지켜야겠지?